앞으로 3년간 제주도에 자주 가야하는 일이 있어서, 오랫동안 타던 차량을 중고로 매각하지 않고 제주도에 가져다 놨습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차를 운행했었는데, 최근 일정이 맞지 않아 3개월 정도 제주도에 가지 못해 장기간 차량 미운행으로 인해 차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자동차 3개월 방치 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되었고 오랜 시간 방치할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게 됐습니다.
본 포스팅은 장기간 차량 주차시 차에 생기는 고장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카센터와 엔진 보링 정비업소를 통해 알게된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조치법을 알려드립니다.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생기는 문제
정확히 3개월 정도 차량을 운행하지 못했습니다. 3월 말에 마지막으로 운행했었고 6월 말에 가서 운행하려는데 딱 봐도 눈으로 보이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장기간 차량 미운행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나열해 봅니다.
베터리 방전
베터리 방전은 필자의 차량에서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베터리가 방전된다는 것은 기초 상식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운행 한 후 베터리 선을 분리해 두어서 자동차 3개월 방치에도 베터리는 살아 있었습니다.
다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 드리면, 자동차는 최소 2주 이상 운행하지 않으면 베터리가 방전되기 때문에 베터리 선을 분리해 두거나, 분리와 결합을 좀더 쉽게 하려면 별도의 스위치를 달아야 합니다. 물론, 차량의 상태에 따라 베터리 방전 시간이 다르지만, 필자의 차량은 출고된지 12년이 되었기 때문에 방전 시간이 빠릅니다.
엔진 내부 산화
베터리 선을 연결하고 시동을 걸었더니 다행히 시동은 잘 걸렸습니다.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심하게 차량이 떨는 증상이 나타났는데요. 처음에는 뭔가 큰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지인 중에 엔진 보링하는 분이 계셔서 물어보니,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엔진 내부에 있던 엔진오일이 내려가서 내부에 유막이 없어졌을 것이고, 실린더 내부 압력이 모두 빠져서 피스톤이 균일하게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상태가 지속된다면 엔진 내부가 산화되어 녹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심할 땐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시동이 걸렸으니, 엔진 떨림이 없어질 때 까지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운행하지 말고 시동을 걸어놓으라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차츰 엔진 떨림 증상이 없어지더니 3시간 이후에는 이전 처럼 부드럽게 엔진이 작동되었습니다.
타이어 균열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고무로 되어 있는 타이어도 문제가 생깁니다. 운전석 쪽 뒷바퀴 타이어가 바람이 거의 빠진 상태였지만, 다행히 휠이 땅에 다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펑크인가 싶어 자동차보험 긴급 출동을 불러 확인해보니 펑크는 아니고 공기만 다시 충전하면 되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타이어가 한쪽 방향으로만 오랜 시간 눌려 있으면, 고무가 경화되고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자동차 3개월 방치시 공기압이 빠지고 타이어 눌림으로 내부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차량 외부 부식
제주도는 아파트가 아니면 실내 주차장이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필자의 차량도 야외 주차장에 장기간 주차되어 있었는데, 손톱 크기 만하던 트렁크 상단 부식이 손바닥 만큼 커졌네요.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는 실내 주차나 커버를 씌워 놓아아 할 것 같습니다.
차량 미운행 시 해야 할 일
이번일을 겪으면서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해야 할 일을 알게되었습니다. 카센터나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구한 조언이며,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자동차 장기 미운행 보험에 가입하거나 자동차 장기보관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고로 필자의 차량은 12년간 27만키로를 운행한 차량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이나 서비스에 맞길 생각은 없고, 가끔 제주도에서 운행하는데 문제가 없게끔만 보관하면 되기 때문에 아래 4가지 정도만 조치하면 될 것 같네요.
타이어 공기압
장기간 한방향으로 눌려 있는 타이어가 경화되고 갈리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타이어 공기압을 최대치까지 주입해 놓으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타이어 공기가 빵빵하면 자동차를 3개월 방치해도 눌림 현상이 적어 노화나 갈리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베터리 분리 (킬 스위치 장착)
필자가 제주도에 차를 가져다 놓기 전에 유일무이하게 조치한것은 베터리 선에 킬 스위치를 달았다는 것입니다. 킬 스위치는 형태나 작동법이 다른 제품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필자의 경우 가장 저렴한 2천원짜리 킬 스위치를 설치 했습니다.
작동 방법도 간단해서 장기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기 위해서 적당한 장소에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끈 다음, 엔진 보닛을 열어 베터리에 설치된 킬 스위치를 돌려주면 접촉부위가 떨어지면서 베터리와 자동차를 분리해주는 방식입니다. 이 상태로 3개월 방치해도 시동은 잘 걸렸으니 성능은 검증된 셈입니다.
2주에 한번 시동 걸어주기
시동이 걸렸다 해도 필자의 차량 처럼 엔진 떨림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엔진 오일이 아래로 내려가 엔진룸 내부에 녹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엔진 내부 압력이 모두 빠져버리면 심할 땐 시동조차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주기적으로 시동을 걸고 약 30분 이상 엔진을 돌려 줘야 합니다.
이 문제가 필자에게는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였는데, 다행히 지인의 지인을 시동걸어주는 알바로 고용했습니다. 한달에 두번 시동을 걸어주면 2만원의 용돈을 주기로 하고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엔진오일 교환
필자 처럼 한달에 한번은 운행할 계획이라면 엔진오일 교환이 필요 없겠지만,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장기간 차량 미운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방치하기 전에 엔진오일을 세것으로 갈아야 합니다. 많은 주행을 해서 오염된 엔진오일은 양도 줄어들었을 뿐더러 엔진 내부를 산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동안 방치하기 전에 엔진오일을 세것으로 가득 차게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
이상으로 장기간 차량 미운행 시 발생하는 문제점과, 사전에 차량 고장 예방 차원에서 해야할 일을 정리해 드렸습니다. 타이어 공기압은 적정 공기압을 넘어 최대로 주입을 해두어야 하는데, 적정 공기압이나 타이어 공기압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타이어 적정 공기압이 필요한 이유 3가지(ft.맞추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