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지가 하락이 전국 평균 18.61%에 이르면서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각종 세금이 줄어들고 정부의 복지 정책 수혜자가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정확히 표현하면 공시지가가 아니고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본 포스팅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이 어떤 이유로, 세금은 줄어들고 복지혜택 수혜자는 늘어나며,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루고 있습니다. 더불어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차이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란
공시지가는 토지 가격을 말하고, 공시가격 이란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주택의 가격을 말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사고 파는 실제 거래가격은 아니고, 정부가 해당 지역의 시세와 여러가지 여건들을 고려하여 책정한 가격이며, 각종 세금과 복지정책 수혜자를 선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공시가격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표준 단독주택과 개별 단독주택, 그리고 공동주택입니다. 이번에 공시가격 하락이 18.61%에 이르는 것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므로 표준주택이나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을 정부가 일일이 발표할 수 없기 때문에 전국의 대표적인 22만 가구를 선정하여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 지자체가 이를 근거로 모든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발표합니다. 그래야 세금을 걷어 들일 기준이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파트 공시가격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표준 공시가격 발표 없이 정부에서 바로 발표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국토교통부에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을 사전 절차 없이 한번에 발표한 것입니다. 변경된 공시가격은 국토부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이 주는 영향
그렇다면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이 우리 생활에 주는 영향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내가 나라에 내야하는 세금에 영향을 주고, 나라가 지원하는 복지정책에 영향을 줍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시가격 하락은 세금은 줄어들고 나라의 지원은 늘어납니다.
세금에 주는 영향
주택을 사고팔면 양도세와 취득세가 발생하고,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발생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집을 가지고 있다면 세금은 피할 수 없는데 공시가격에 따라 내야하는 세금의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 종합부동산세 = 과세표준 X 세율
- 과세표준 = (공시가격-공제금액) X 공정시장가액비율
종합부동산세는 위와 같이 결정되는데 여기서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공제금액을 제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서 나오는 수치이기 때문에 공시가격 하락은 전체적인 종합부동산세 인하로 이어집니다.
- 재산세 = 과세표준 X 세율
- 과세표준 = 공시가격 X 공정시장가액비율
재산세도 마찬가지 입니다. 과세표준에 영향을 주는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재산세도 하락하기 마련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부에서 정하는 공시가격에 따라 세금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내려가는 폭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재산이 많은 사람일 수록 세금 혜택을 많이 보게 됩니다.
건강보험료도 내려갑니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를 산정할 때도 적용되기 때문에 월평균 건강보험료 3.9% 인하 효과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직장가입자는 해당사항이 없고 소득과 재산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산정되는 지역가입자만 해당되므로 재산이 많고 소득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더 보게 되었습니다.
국민주택채권 매입 부담도 줄어듭니다. 집을 사거나 짓거나 등기를 등록하고 신청 할 때는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데 여기서 상당한 비용이 줄어듭니다. 예를들어 공시가격 7억원짜리 아파트가 5억 7900만원으로 인하되는 경우 국민주택채권 매입액은 2170만원에서 1505만원으로 줄어듭니다. 무려 655만원의 채권 매입 부담이 감소하는 거죠.
복지정책에 주는 영향
국가장학금 수급자가 늘어납니다. 국가장학금 1형은 해당 가구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각종 금융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것을 합한, 월평균 소득 인정액이 중위소득 200%이하인 가구에 지원됩니다.
공시가격이 18.61% 하락하면서 재산의 가치가 떨어졌고, 이를 소득으로 환산하면 전체 소득 인정액이 내려가기 때문에 올해는 국가장학금 대상이 아닌 가구 중 일부가 내년에는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수급자도 늘어납니다. 공시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세종시의 경우 수혜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를들어 재산가액 기준 2억원까지인 가구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공시가격이 2억 8500만원인 주택에 거주해서 받지 못했지만, 공시가격이 30.68% 하락하여 재산가액이 2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기초생활수급자도 늘어납니다.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살고있는 집의 재산 가치가 올라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거나, 탈락하는 경우도 발생했었습니다. 소득은 같은데 재산 가치가 올라서 소득 인정액이 상승한 결과라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재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가지고 있던 차를 팔아야 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탈락 조건을 피해서 어렵게 자동차를 소유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공시가격이 영향을 주는 이유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은 각종 세금의 인하와 복지정책 수혜자가 늘어나는 영향을 줍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이미 그 이유를 알고 계시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금 중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가치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가장학금이나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기초생활수급자는 해당 가구의 소득 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몇%냐에 따라 수급자격이 결정되기 때문인데요.
소득 인정액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바로 재산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공시가격 하락은 재산의 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소득 인정액 하락의 원인이 되며, 복지정책 수급자격이 완화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이 세금인하와 복지정책 수급자 증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