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가계 사정도 썩 좋을리 없습니다. 소비가 활발하고 경제가 휙! 휙! 돌아가야 살아갈 맛이 나는데 집안에 돈이 없으니 얼마 되지 않는 금반지만 만지작 거리게 되네요. 요즘 금값이 비싸다기에 좀 팔아볼까 하고 금방에 갔는데 금 팔때 시세가 살때 보다 너무 저렴해서 고민하다가 발길을 돌렸습니다.
금반지나 목걸이 같은 것을 치렁치렁 달고 다니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구입한 후 몇번 착용하지 않은 것들이 몇개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10돈 이상은 되는 것 같아서 집 근처 금방에 갔는데 금 팔때 시세는 내가 금을 살때 시세보다 15% 정도 싸게 쳐지네요. 왜그럴까요…
금 용어
우리 같은 서민들이 금 관련 용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몇가지 안됩니다. 사고 팔 때 단위가 1돈, 2돈 이라든지, 18K냐 24K냐 정도가 대부분이죠. 그래도 금 팔때 시세가 살때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금 관련 용어 몇가지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니까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단위
우리가 금은방에가서 금을 사고 팔때는 단위가 돈입니다. 1돈은 약 3.75g이며, 10돈은 37.5g 입니다. 또한 10돈을 1냥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만약, 금반지나 금팔찌 같은 경우가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금 ETF나 금 현물에 투자한다면 트라이온스(Try Ounce)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1 트라이온스는 약 31.1035g이며, 약 8.294돈 정도 됩니다.
순도
어릴적 순금인지 18K 금인지 구분한다고 금반지를 어금니로 살짝 깨물어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마땅한 측정 장비가 없으니 그렇게 했습니다.
금은 순도가 99.9% 이상을 24K라고 하며, 순도 75%를 18K, 58.3%를 14K라고 합니다. 여기서 K는 캐럿으로 금의 함량을 말할 때 사용됩니다.
금 팔때 시세가 저렴한이유
집에서 금반지를 들고 나가기 전에 알아본 금 시세는 분명 한돈에 45만원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금은방에서 부르는 값은 39만원도 안되게 쳐주네요. 금반지 몇 개 들고 왔다고 무시하나 싶어 사장님한테 따지듯 물어보니 어이없어 하시는 모습에 짜증이나서 팔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억울하지만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집에와서 금 팔때 시세가 살때 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를 찾아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괜한 사장님만 나쁜사람 만들었어요. ㅎㅎ
현재 금 1돈 가격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금 1돈 가격은 455,000원 입니다. 오늘이 2024년 8월 1일이며, 순금 24K 기준입니다. 더불어 이 가격은 금 팔때 시세가 아니라 내가 살때 시세입니다. 이 가격은 중앙금거래소에서 공시하는 가격입니다.
- 살때 가격 : 455,000원 / 돈
- 팔때 가격 : 398,000원 / 돈
부가세
금 팔때 시세와 살때 시세가 차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부가가치세였습니다. 예를들어 금은방에서 예쁘게 세공된 금반지를 살 때는 상품을 구매하듯이 부가세 10%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이 반지를 다시 되팔 때는 부가세를 받지 못합니다. 중고 제품이라서 부가세를 못받는 개념은 아닌 것 같고 개인은 상품화된 금을 판매하지 못하는 제도 때문인것 같습니다. 여하튼 부가세 때문에 적어도 10%가 차이납니다.
판매처 수수료
두번째 큰 이유는 판매처 수수료 입니다. 금은방에서도 물건을 어디선가 받아와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관리비나 운영비를 위해서 거래대금에 마진이 있어야 하며, 이것이 판매처 수수료 입니다. 대략 거래대금의 5% 전후가 이 수수료에 해당됩니다.
유통 과정
금을 유통하는 과정도 가격차이의 원인이 됩니다. 예를들어 한국 금 거래소에서 물건을 받는 대형 딜러가 있고, 그 대형 딜러에게 물건을 받는 소규모 금은방이 있다면 당연히 여러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는 소규모 금은방이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소규모 금은방에서 산 물건을 대형 금은방에서 팔려고하면 그 시세 차이는 더 큽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순도 차이
우리 소비자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순도 99.99%의 금과 순도 99.9%의 금은 시세 차이가 있습니다. 살때는 당연히 순도 99.99%의 금이 비싸지만, 팔때는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시세 차이도 상당합니다.
비과세 금 투자 방법은?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금은 실물을 가지고 있으면 가치는 올라갔습니다. 때문에 썩지 않는 금을 오래 보관할 수록 수익성은 커진다고 보는거죠. 하지만 위에서 설명드린것 처럼 10%의 부가세가 있기 때문에 자칫 수익을 모두 세금으로 날려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 목적으로 금을 살 때는 증권사에 금 계좌를 만들어서 금 현물에 투자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현물 금반지를 보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 자산인 금을 안전한 곳으로부터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방법으로 선호도가 높다고 하네요.
더불어, 이런 방식의 금 투자에는 부가세 10%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실물을 보유하는 게 아니라서 살때 부가세가 붙지 않고, 투자 수익에 대해서도 비과세이며, 배당소득세도 양도소득세도, 관세도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 현물에 투자해 현물 금으로 찾으려면, 그때 부가세 10%를 내야 합니다. 수익성이 몇십프로 또는 몇백프로가 된다면 현물 금으로 찾아도 되지만, 약간의 수익을 내고 찾기에는 세금 부담이 크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금 팔때 시세가 살때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시 갈지는 모르지만 원망의 눈초리를 한껏 보내드린 금은방 사장님을 다시 본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싶네요. 무지가 불러온 참사로 이유를 알고보니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ㅎㅎㅎ
✓ 귀금속 세척 방법과 보관 팁(ft. 가정에서 세척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