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긴 연휴에 가족 여행을 다녀오려고 오래전 부터 계획을 세웠습니다. 3일만 쉬면 10일 휴가를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방콕 여행을 다녀오려고 준비해 놨는데,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이 안된다는 말에 가슴이 덜컹하고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긴 연휴에 가족 여행을 위해서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바람이 선선한 초가을에 비행기표와 숙소 예약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리고 2년에 한번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을 받고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기 위해 가족여행 1주일 전으로 건강검진 예약을 했네요.
문제는 건강검진에 대장내시경을 신청했는데,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이 불가할 수 있다는 것을 깜빡 했습니다. 사실, 몰랐습니다.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
정확히 말하면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이 안되는 것이 아니라,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발견된 용종을 제거하면 비행기를 타면 안되는 겁니다. 하지만, 술과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필자는 2년에 한번씩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을 제거해왔던 터라 이번에도 분명히 용종이 발견될 예정이어서 여행계획에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용종 제거
용종은 대장 안쪽에 선명하게 튀어오른 융기로 폴립이라고도 합니다. 40대 남성에게 대장내시경을 추천하는 이유는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용종이 자주 발견되기 때문인데요. 용종은 식습관과도 관련이 있지만, 가족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족 남자들은 대부분 건강검진할 때 용종을 제거하고 있으니까요.
용종은 크기에 따라서 제거하는 수술 방법도 달라지고, 용종의 크기가 3cm를 넘어가면, 수술 후 출혈과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응급실이 있는 큰 병원에서 제거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직장 동료가 처음으로 받은 대장내시경에서 3cm가 넘는 용종이 발견되어 회사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용종 크기가 그렇게 크다면 건강을 걱정해야 할 일이지만, 필자 처럼 1cm 미만의 작은 용종이라면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본인도 모르게 제거해줍니다. 문제는 이렇게 신체의 일부를 절개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이 있으면 그로부터 2주 까지는 비행기를 탑승하지 말라고 의사들은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마도 필자는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을 제거할 때 마다 의사의 권고를 들었겠지만, 당시는 여행 계획이 없었으므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것 같네요.
용종 제거와 비행기 관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용종을 제거 했는데 왜 비행기 탑승이 안되는 걸까요? 조금 과학적으로 설명을 드리기 위해 풍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학교 과학시간에서도 배웠듯이 풍선은 상공으로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크기가 커져 결국 터져버린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의 기압은 1기압인데, 하늘 높이 올라갈 수록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풍선을 눌러주는 대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풍선은 지상에서보다 커지는게 마련입니다. 이런 원리 때문에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에 대해서 주의를 주는 건데요.
대장내시경을 하다가 발견된 용종을 제거한 자리는 출혈이 발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혈이되고 상처도 아물어 갑니다. 그런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비행기를 타고 하늘높이 올라간다면 풍선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혈관이나 조직이 낮아진 압력 때문에 혈관과 신체조직이 확장됩니다. 크게 느끼지 못할 뿐이죠.
이런 원리 때문에 용종을 제거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혈관과 조직이 확장된다면 출혈이 가속화 되거나 수술 부위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외 대장내시경 전후 주의사항
위 내시경도 그렇지만, 대장내시경은 몸속에 카메라를 넣고 직접 장기를 검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처가 날 수도 있고, 간단한 외과 수술이 병행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가지 주의사항이 따르는데요. 요약을 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검진 일주일 전부터 아스피린, 와파린, 항응고제 등 혈전용해제 성분이 포함된 약물 복용 중단
- 당뇨약은 검진 전날까지만 복용
- 70세 이상은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면 검사 제한
- 수면 내시경의 경우 메니큐어 제거(손톱 혈색 확인 차)
수면으로 진행되는 대장내시경은 간단한 검사지만 알고보면 주의해야할 사항이 꽤 많습니다. 혈전용해제 성분이 들어있는 약물은 일주일 전부터 복용하지 않는게 좋은데, 여기에는 고혈압 약도 포함되므로 해당 약을 복용중인 분들은 의사와 상담 후 약 복용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대장내시경 후 비행기 탑승이 안되는 이유와 주의해야할 사항을 알려드렸습니다. 필자의 경우 예약된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되, 용종의 크기가 바로 제거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검사 중에 제거하지 않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제거하려구요.
다행히 2년 전에도 용종을 제거했고 2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으므로 크기가 크거나 악성 용종은 없을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여행을 앞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오류를 범하지 마세요. 자칫하면 항공권이고 숙박이고 다 날릴 수 있습니다. 참고로 대장내시경 관련 비용과 주의사항, 먹어도 되는 음식 정보는 이전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건강 검진 비용 중에 대장 내시경 비용은 얼마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