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여행을 가는 분이라면 맛집 기행이 목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수년전부터 여수 낭만포차 거리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이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여수 삼합 맛집 중에 단연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23번 포차를 소개합니다.
사실 여수 삼합이라는 음식은 식당마다 포차마다 들어가는 재료가 다릅니다. 돌문어와 쭈꾸미, 삼겹살, 키조개 관자, 새우, 낚지 등이 주재료 이지만, 식당마다 조리하는 방식이 다르고 양념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여수 삼합 맛집을 추천 하기가 모호합니다.
오늘은 여수 낭만포차에서 맛볼 수 있는 여수 삼합 중에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23번 포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돈 내산이며, 여수를 가면 다른 음식보다는 이 집의 여수 삼합을 먹고올 만큼 보증할 수 있는 맛이라 자부합니다.
추천할 만한 여수 맛집
이런 저런 이유로 여수를 자주 갑니다. 업무차 가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갈때마다 이왕 한끼 먹을거 맛집을 찾아 확인하는 스타일인데요. 남도음식은 사실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을 만큼 온 국민이 인정하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라서 어느 집을 가더라도 어느 메뉴를 먹더라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왕중의 왕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몇집을 소개해 봅니다.
여수공항 근처 여풍식당
여풍식당은 이미 외지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정식 식당입니다. 20여가지의 반찬과 함께 한상 차려지지만, 손이 가지 않는 반찬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맛있는 반찬으로 유명합니다. 거기에 가격까지 착해서 여수 출장을 갈때면 언제라도 들리고싶은 식당이죠.
하지만 유일한 단점이 있는데요. 재료가 떨어지면 손님을 받지 않기도 하고, 예고 없이 휴무인 날이 많아서 여풍식당을 가기 전에는 항상 전화로 영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여풍식당을 너무 좋아하지만 10번에 5번은 헛걸음을 할 만큼 저하고는 인연이 없는 식당입니다.
여수시청 근처 여진식당
여수하면 돌게장입니다. 크고 부드러운 꽃게가 아닌 딱딱하고 작은 돌게장이지만 감칠맛 하나는 잊을 수 없는 식당입니다. 이곳 돌게장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그리고 생선구이가 주 메뉴이고 대부분 가족단위로 식사를 하러 가면 간장게장과 돌게장, 생선구이를 섞어 주문하여 맛을 보기를 추천합니다.
여진식당의 매력이라면 간장게장을 물릴만큼 먹고난 후에도 물이 키지 않다는 것입니다. 희안하게 먹을 때는 짭짤한 맛이지만 삼삼한 뒷 맛 때문인지 먹고나서도 물을 찾지 않게 되는 맛이죠. 아마도 게장과 함께 나오는 삼삼한 된장찌게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본래 여수시청 근처 골목의 평범한 맛집이었지만, 외지인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에는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만큼 사람이 붐비는 맛집입니다.
23번 포차 여수 삼합
마지막으로 여수 여행을 간다면 누구나 한번쯤 맛을 보게되는 여수 삼합입니다. 여수 삼합은 여수 시내 어디를 가더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앞서 말한대로 집집마다 재료와 양념, 조리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진정한 맛집을 찾기 쉽지 않은 메뉴입니다.
사실 저도 이전에 여수 삼합을 먹어봤지만, 당시에는 음…..그냥 소주안주하기에 적당한 메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여수 낭만포차 거리에 있는 23번 포차의 여수 삼합을 먹어본 이후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여수를 간다면 반드시 먹어야할 메뉴인 것이죠.
여수 낭만포차 거리 23번 포차
23번 포차 역사
여수 교동시장 포장마차 거리는 늘 붐비는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23번 포차는 3대가 운영하고 있는 오래된 포차인데 대표 메뉴가 바로 여수 삼합입니다.
본래 23번 포차는 자매 분이 운영하던 포장마차입니다. 이제는 포장마차를 운영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23번 포차를 맡기고, 포차 근처에 23번 포차라는 간판을 달고 식당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주말이면 포차는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맡기고 같은 메뉴로 식당을 열어 조용히 운영하고 있지만, 할머니 손맛을 잊지 못한 전국의 단골들이 식당으로 찾아와 붐비는 곳이 되었습니다.
23번 포차 위치
23번 포장마차는 여느 식당과 같이 건물에 있는 식당이 있고, 교동시장 포장마차 거리에 있는 포장마차도 있습니다. 조용하고 할머니 손맛을 즐기려는 분들이나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할머님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시길 추천합니다.
낭만포차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역시 23번 포장마차로 가는 게 좋습니다. 할머니가 있는 식당에서 약 200미터 정도 거리에 있기 때문에 두곳을 모두 가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23번 포차는 할머님의 아들 내외가 운영하고 있어서 할머니 손맛은 아니지만 99.9% 이상 같은 맛을 보장합니다.
23번 포차 여수 삼합
포장마차지만 손님이 앉으면 바로 밑반찬이 나옵니다. 밑반찬 중에 물김치와 갓김치는 단순한 밑반찬이 아닙니다. 보통 식당 반찬은 반찬공장에서 공급받는데 여수 낭만포차 23번 포차는 모든 김치를 직접 담급니다. 여기에 23번 포차 여수 삼합의 맛의 비결이 숨어있죠.
23번 포장마차에서 여수 삼합을 먹어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직접 담그는 김치가 그 이유인데요. 이 집의 여수 삼합은 삼겹살과, 키조개 관자, 그리고 다름아닌 직접 담근 김치가 주 재료입니다. 다른 포차들은 김치 공장에서 공급 받아 사용하지만, 여기 사장 할머님의 고집으로 매년 1300포기 정도의 김치를 담가서 재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방문했던 날은 내년에 장사할 재료인 김치를 담그는 날이었네요. 사실 1300포기는 적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가게문을 닫고 김장만 한다고 합니다. 이날도 저는 할머니 손맛을 보기위해 포장마차가 아닌 식당으로 방문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김장 마지막 날이었네요.
김치 담그는 모습을 보면서…맛있겠다…..라고 했더니 흔쾌히 포장마차 가서 먹으라고 한포기를 싸주시네요. 이런 맛에 남도 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이날 저는 완전 횡재한 날이었습니다. 할머님이 싸주신 검은 봉다리를 포장마차에 가서 먹기 좋게 썰어달라고하니 며느님이 김장김치는 생굴이랑 먹어야 한다고 직접 생굴을 까서 김치와 함께 담아주시네요. 하….감사의 눈물이 ㅋㅋㅋㅋ
평일 저녁이라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주문했습니다. 2명이서 여수 삼합 대짜리를 주문했더니, 여사장님(며느님)이 둘이 무슨 대짜리를 시키냐고 중짜리로 먹으라고 합니다. 돈벌려고 장사하시겠지만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이런 식당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손님이 많지 않으면 이렇게 조리를 해서 내어오지만, 보통의 경우 재료만 얹어 나오면 직접 볶아야 합니다. 대충봐도 키조개 관자와 김치, 삼겹살, 새우, 낙지가 들어가 있네요. 따끈할때 숫가락에 얹어 한입 물면 표현할 수 없는 여수 낭만포차 23번 여수 삼합의 맛이 느껴지네요.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조합으로 이런 맛이 나는지 모를 정도로 김치와 삼겹살, 해물의 콜라보는 이생의 맛이 아닌 듯 할 정도로 기가막힌 맛이네요.
여수 낭만포차 거리에서 여수 삼합을 찾는다면 매년 직접 담그는 김치로 만드는 23번 포차 여수 삼합을 강력 추천합니다. 할머님~ 김장 김치 너무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