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든 음식은 유통기한 이라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는 유통기한을 보고 삽니다. 일반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나면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더군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를 지금부터 알려 드리겠습니다.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매할 때 항상 유통기한을 먼저 보게 되는 게 바로 우유입니다. 마트에서 진열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우유를 앞으로 내놓고, 소비자들은 우유를 꺼낼 때 맨 뒤에 있는 우유를 꺼냅니다.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제품이 뒤에 있다는 걸 아는 거죠.
결국,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는 진열대에서 내려오게 되고, 더 이상 판매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폐기 처분을 하는데 마트에서 일하는 지인은 아까운 우유를 왜 버리냐며 냉큼 마셔버립니다.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이 우유를 여러번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바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 때문입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
유통기한이란
유통기한이란 한마디로 요약하면 돈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기한입니다. 즉,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진열해 놓고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는 기한을 정해 놓은 게 유통기한 입니다.
대체적으로 유통기한이 정해진 식료품들은 가공식품들이 많은데요. 공장에서 만들어 출하되는 날 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날 까지를 유통기한으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우유 유통기한은 14일, 계란은 21일, 두부는 14일 등 가공되어서 판매하는 모든 식품에는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인 유통기한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소비기한이란
유통기한이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라면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기한입니다. 소비자가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은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표기가 의무화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유통기한만 표기하여 판매해도 됩니다. 다만, 내년 부터는 소비기한 표기를 의무화 합니다.
사실 소비기한 표기는 식료품 가공업체 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대부분의 식품이 그렇듯이 같은날 같은곳에서 생산되었어도 부패되는 시간이 한날 한시에 정해진 시간에 동시에 부패되지는 않기 때문이죠. 식품의 유통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서 몇일 또는 십여일이 차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섭취할 수있는 소비기한은 보수적으로 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주요 식품들의 소비기한을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먹을 수 있는 소비기한이 엄청나게 길기 때문입니다. 아래 정리된 주요 식료품의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를 보세요.
유통기한 지난 음식 섭취 가능 기한
엄마가 없을 때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유통기한이 2일이나 지난 우유와 3일이나 지난 식빵이 있는 걸 봤다면 당신은 이 우유와 식빵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까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를 몰랐던 저는 절대 먹지 않았을 겁니다. 사실 유통기한이 지나면 부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먹으면 안되는 줄 알았습니다. 유통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도 알고 있었지만, 살아오면서 유통기한은 판매만 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네요.
우유와 식빵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를 알았다면, 냉장고 속에 있는 우유와 빵을 먹었을 겁니다. 우유는 유통기한이 지난 후 25일까지는 먹어도 됩니다. 유통기한보다 섭취할 수 있는 소비기한이 무려 10이나 더 깁니다. 지금까지 버린 우유를 생각하니 아까운 마음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우유는 개봉하지 않고, 적정 보관 온도에서 냉장 보관할 때 유통기한이 지나도 소비기한 안에 먹을 수 있습니다. 상온에서 보관 한다면 유통기한 이내에 부패할 수도 있습니다.
식빵도 마찬가지 입니다. 유통기한이 3~4일 이내로 짧게 표시되어 있지만, 식빵은 0~5℃에서 보관한다면 20일까지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상온에서 보관한다면 일주일 안에 먹어야 합니다.
계란과 두부
아이들이 있는 집에는 필수 식료품인 계란 입니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여 완전 식품이라고도 하는 계란은 조리법도 다양하고 다른 삭품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냉장고에 계란이 없는 집은 거의 없습니다.
계란은 양계장에서 출고되면서 약 3주 정도의 유통기한을 줍니다. 그전에는 냉장고에 보관해도 3주가 지나면 버려야 하기에 한판을 사지 못하고 조금 비싸더라도 두줄짜리 계란을 구입했는데 그럴필요가 없습니다.
유통기한이 3주인 계란은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25일까지 섭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늘한 그늘이나 냉장 보관시 가능한 말이고, 온도가 높고 직사광선 아래 보관 한다면 쉽게 부패할 수 있습니다.
두부 역시 우리가 많이 먹는 식료품이죠. 순두부 찌개를 하거나 된장 찌개를 두부 없이 끓인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 두부는 유통기한이 14일 이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은 90일 입니다. 엄청나죠.
물론, 두부를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할 때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개봉을 했다면 가급적 빨리 드시는게 좋고 개봉 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 먹지 않고 버리는 걸 추천 드립니다.
라면과 냉동만두
라면에 만두는 궁합이 잘 맞습니다. 라면 하나만 먹기에는 왠지 허전하기 때문에 냉동만두 서너개를 넣고 끓이면 간도 맞고 적당히 배부르기 때문에 냉동만두는 냉동실에 필수품 입니다.
라면의 유통기한은 생각보다 짧지만 유통기한이 지나고서도 8개월 이내라면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건면이 들어 있는 봉지라면일 경우 그렇다는 말이고, 생면이나 다른 형태의 포장 라면은 기준이 다릅니다.
냉동만두의 유통기한은 대략 9개월 정도를 줍니다. 구매 후에 한번도 녹지 않고 냉동실에 보관하면 9개월 동안 판매할 수 있고, 유통기한이 지난 후 25일까지 섭취해도 됩니다.
식용유와 참기름
지금 부터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가 많이 나는 식품들 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최소 2년이상 먹을 수 있는 식품들입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가 2년 이상이라는 말입니다.
볶음 요리를 하거나 부침, 튀김 요리를 할 때 식용유가 없으면 안됩니다. 식용유는 대부분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름 쩐내가 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면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2년인 식용유의 소비기한은 무려 5년입니다. 개봉하지 않고 사용한 적이 없다면 5년안에는 섭취해도 된다는 말인데 생각보다 긴 소비기한 5년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비빔밥이나 나물을 무칠 때는 식용유가 아닌 참기름을 먹습니다. 참기름은 식용유에 비해서 가격이 20배가 넘는 고가이기에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도 버리기 아까운 식료품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참기름의 유통기한은 1년이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도 2년 6개월까지는 섭취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름 종류의 식료품들은 개봉하지 않으면 최소 몇년까지는 섭취할 수 있네요. 또 충격입니다.
참치캔과 같은 통조림
좀더 유통기한이 긴 식품을 보면, 참치캔과 같은 통조림 식품입니다. 한때는 명절에 가장 좋은 선물로 손꼽히던 참치캔 이었습니다. 도시락을 쌀 때도 좋고, 캠핑이나 야유회를 갈 때도 휴대하기 좋고 맛도 좋아 즐겨먹던 식품인데요.
참치캔과 같은 통조림 식품의 유통기한은 대략 5년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먹을 수 있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는 무려…..10년 입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샀던 참치캔은 대학교 졸업할 때 까지 먹을 수 있겠네요.
그동안 유통기한이 소비기한 인 줄 알고 버렸던 식품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아까운 마음에 속이 쓰리기까지 하네요. 내년부터는 소비기한이 표기 된다니 이런 일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차이를 알려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