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온가족이 제주도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합류하자마자 오느라 고생했다는 인사말대신 모두가 한목소리로 외친 한마디는 “배고프다~밥먹자~”였네요. 딱 우리가족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어쩌다 만난 이호테우해변 맛집은 인생 맛집 이라서 소개하지 않을 수 없는 집입니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지 않았지만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와 공항은 북적 북적 하네요. 정신 없었던 동선 때문에 번잡한 시내보다는 외곽으로 나가서 조용히 저녁을 먹자는 식구들 의견을 수용해서 공항에서 애월쪽으로 향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만난 이호테우해변!
애월까지 가기는 너무 멀고 배도 고파서 첫번째 보이는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이호태우해변은 나름 알려진 곳이라 식당이 있을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6시 3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해변 거리는 거의 사람이 없다시피 한산하고 마땅한 식당도 없었습니다.
이호테우해변 식당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식당은 정말 많지 않았어요. 해물라면집, 그리고 횟집, 갈치구이집, 삼겹살집 정도가 생각납니다. 많지도 않았어요. 금요일 저녁임에도 이렇게 한산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였죠.
금요일 저녁이면 관광객들이 모이고 주말 저녁이기에 주민들도 많이 나올테지만 겨울철이라 그런지 조용한 거리가 약간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식구들의 표정이 아무리 조용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어도 여기는 아니다라는 표정이었네요.
인터넷으로 이호테우해변 맛집을 검새해봐도 크게 추천할 만한 집도 없고, 맛집으로 올라온 후기도 별로 없습니다. 공항 근처라 그런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호테우해변 맛집 삼겹살
한바퀴 돌았지만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큰도로로 나갔다가 무작정 식당 찾는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조금 전 보았던 식당중 한곳에서 해결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제주도 첫날 저녁인데 해물라면은 너무 약하고, 횟집도 땡기지 않아서 선택의 여지 없이 삼겹살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입구가 깔끔한 건물이었지만 조명이나 식당 내부가 어두운 것 같아서 동네사람들이 이용하는 식당 갔았어요.
하지만 들어서자 마자 뭔가 내공이 보이는 이 분위기는 기분을 좋게했습니다. 깔끔한 내부에 테이블이 5~6개 밖에 없지만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맛집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이 진정한 이호테우해변 맛집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허기진 우리 가족은 흑돼지오겹살 4인분을 먼저 먹고, 다른 부위들도 추가로 먹기로했죠. 그런데 4인분의 양이 적지 않아서 결국 식사류도 포기하고 고기만 먹고 나왔습니다. 고기양이 상당히 많고 맛있습니다.
이 식당은 자리에 앉으면 요것 부터 나와요. 바로 불판에 멜접 한종지! 메뉴가 고기밖에 없기 때문에 멜젓은 어느 메뉴를 주문해도 나와야 하나봅니다. 그런데 뭔가 멜젓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먹기만 하면 되는 맛집
주문한 흑돼지오겹살이 나왔습니다. 이 집의 특징은 직원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구워서 먹기 좋게 잘라준다는 점입니다. 고기를 먹는 동안 부위에 대한 설명도 해주시고, 사진 찍을 시간동안 동작을 멈춰주시고 완전 친절함이 줄줄 흘러내리는 식당이네요.
그릴이 직접 제작한 주물 판이라서 열 전도가 높아 두툼한 고기가 잘 구워지고 숯불의 향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맛집이 아니면 스테인레스 그릴을 사용하는데 그릴만 봐도 이곳이 정말 이호테우해변 맛집이란걸 주물 그릴이 말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덩어리 고기를 굽다가 주방으로 가져가서 한입 크기로 잘라오십니다. 그리고는 불판에 좀더 익혀서 먹으면 되죠. 삼겹살집에 들어가면서 옷에 냄새 베일까봐 외투는 모두 차안에 두고 왔는데 그럴필요가 없었어요.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시기 때문에 기름이 튈 일도 없었고, 연기 배출도 완벽하게 되어 나올때 보니 옷에 고기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거의 다 먹으면 마지막 남은 고기까지 한점 한점 올려주십니다. 진짜 먹기만 하면 돼요.
4명이서 고기 4인분만 먹고 왔습니다. 들어갈 때는 많이 먹고 싶었는데 1인분 양이 180g이기 때문인지 4인분으로 적당했습니다. 식사도 하고 싶었지만 고기로 배를채워서 왠지 남길것 같아 그냥 나왔네요.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만난 흑돼지오겹살 구이! 고기도 맛있고 짜지 않은 멜젓도 최고 였지만 무엇보다도 직원분의 친절함은 탑오브 탑이었습니다. 마치 경양식집에서 스테이크를 먹고 나온 듯 착각이 들정도입니다. 제주공항에 내려서 배가 고프다면 이호테우해변 맛집 굽써에서 흑돼지오겹살 구이를 강추해요.